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요.”
“갑자기 툭툭 건너뛰는 것 같아요.”
“가만히 있는데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느낌이 들어요.”
이런 말을 한 번이라도 해본 적 있다면, 부정맥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나도 증상이 있다. 밤에 잘 때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느낌이 들고, 심박수가 빨라지기도 한다.
자다가 일어나면 대변을 보고 싶고, 대변을 보고 나면 나아지곤 했다.
결국은 큰 병원에서 부정맥 진단을 받고 정기적으로 검사와 진료를 받고 있고, 약도 먹고 있다.
요새는 많이 좋아졌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 심장은 원래 일정하게 뛰어야 한다
우리 몸의 심장은 1분에 평균 60~100번 정도 박동한다.
더 중요한 건 그 박동이 일정한 리듬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 리듬을 만들어주는 게 바로 심장 속 ‘전기신호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 전기 흐름에 문제가 생기면, 심장은 제멋대로 뛰기 시작한다.
너무 빨라지기도 하고, 너무 느려지기도 하며, 갑자기 불규칙해지기도 한다.
이 상태를 우리는 **‘부정맥’**이라고 부른다.
● 부정맥도 여러 가지다
부정맥은 아주 다양하다. 단순히 “심장이 이상하게 뛴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대표적인 유형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1.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 심장이 불규칙하게 빠르게 뛴다.
- 가장 흔한 부정맥이며, 뇌졸중 위험이 크다.
- 60대 이상에서 흔히 나타난다.
2. 심실세동(Ventricular fibrillation)
- 심장이 떨기만 하고, 실제로 피를 뿜어내지 못하는 상태.
- 심정지와 직결되는 응급 상황이다.
- 곧바로 제세동(AED)이 필요하다.
3. 서맥(Bradycardia)
- 심장이 너무 천천히 뛰는 것. (분당 50회 미만)
- 어지럼증, 피로, 실신 증상 유발.
4. 빈맥(Tachycardia)
- 심장이 너무 빨리 뛴다. (분당 100회 이상)
- 가슴 두근거림, 불안감, 숨참, 가슴통증 등이 동반될 수 있다.
● 증상은 이렇게 나타난다
부정맥은 꼭 모든 사람에게 강한 증상을 주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꼭 병원을 가야 한다.
- 가슴이 두근거린다거나, 덜컥 내려앉는 느낌
- 숨이 차거나, 이유 없이 피로하다
- 어지럽거나 눈앞이 깜깜해진다
- 심할 경우 실신하거나 쓰러진다
특히 심실세동은 ‘심정지’로 바로 이어질 수 있는 응급질환이다.
1분 1초도 지체할 수 없다.
● 진단은 어떻게 할까?
부정맥은 증상이 있을 때 병원에 가면, 심전도로 금방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병원에서는 증상을 못 잡을 수도 있다.
그래서 사용하는 게 **홀터 모니터(Holter monitor)**라는 장비다.
작은 기계를 하루 또는 이틀 동안 몸에 붙이고 생활하면서 심장 리듬을 기록한다.
24시간 이상 관찰하기 때문에, 평소에 잘 느끼지 못했던 이상 리듬을 찾을 수 있다.
●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부정맥의 원인과 유형에 따라 치료법은 다르다. 아래는 대표적인 치료 방식이다.
1. 약물치료
- 심장 리듬을 조절해주는 항부정맥제를 사용한다.
- 심방세동의 경우에는 **항응고제(혈전 방지)**도 함께 복용한다.
2. 전기충격 치료(심율동전환)
- 심장이 엉켜서 리듬을 잃었을 때, 외부에서 전기 충격을 줘서 리듬을 초기화한다.
- 응급 상황뿐 아니라 계획된 치료로도 쓰인다.
3. 도자절제술(Ablation)
- 심장 안에서 문제가 되는 부위를 전기로 태워서 제거한다.
- 특히 심방세동이나 심실빈맥에서 효과적이다.
4. 심박동기(Pacemaker)
- 심장이 너무 느리게 뛸 때(서맥), 인공적으로 박동을 만들어주는 장치.
- 몸에 작은 기계를 삽입해 평생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 생활에서 할 수 있는 관리법
부정맥은 생활습관과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 아래를 기억하자.
- 과음, 카페인, 흡연 줄이기
- 규칙적인 수면과 운동 유지
-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병 잘 관리하기
- 과로 피하고 스트레스 줄이기
무엇보다, 증상이 있을 땐 절대 참고 넘기지 말고 병원에 가는 게 제일 중요하다.
마무리하며
심장은 우리 몸의 리듬을 만드는 엔진이다.
그 리듬이 흔들리면 삶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부정맥은 때론 단순한 불편감으로 끝나지만, 어떤 경우엔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심장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자.
‘괜찮겠지’라는 말보다 ‘확인해보자’는 선택이 당신을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