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불규칙하게 두근두근 뛰는 느낌. 가슴이 벌렁거리고, 가끔 숨이 차기도 한다.
처음엔 단순한 스트레스나 피로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안에 무서운 병 하나가 숨어 있을 수 있다. 바로 심방세동이다.
● 심방세동이 뭐길래?
우리 심장은 1분에 60~100회 정도 규칙적으로 박동한다.
위쪽의 심방이 먼저 수축하고, 이어서 아래쪽의 심실이 따라 뛰는 방식이다.
이 흐름이 정확해야 심장이 피를 제대로 뿜어낼 수 있다.
그런데 심방세동이 생기면, 이 ‘리듬’이 완전히 망가진다.
심방이 마구 떨리듯이 움직이면서, 심실도 엉망으로 반응하게 된다.
이 상태가 계속되면 심장은 제 기능을 못하게 되고, 피도 제대로 돌지 않게 된다.
심방세동은 가장 흔한 부정맥 중 하나로, 특히 6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문제는 이게 단순히 심장이 불편한 걸 넘어서서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 왜 위험할까? 뇌졸중과 직결된 이유
심방세동이 위험한 이유는 바로 뇌졸중 위험을 5배 이상 높이기 때문이다.
이유를 알아보자.
심방이 떨기만 하고 제대로 수축을 못 하니까, 심장 안에 혈액이 고이게 된다.
그러면 그 혈액이 응고되어 ‘혈전(피떡)’이 만들어지고,
이게 어디론가 흘러가다 뇌혈관을 딱 막아버리면 허혈성 뇌졸중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 번 막히면, 바로 쓰러지고 말이 어눌해지거나, 반신마비가 올 수도 있다.
심지어 시간 안에 치료하지 못하면 생명까지 위협받는다.
그래서 심방세동은 ‘조용한 살인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하다.
● 심방세동을 진단받았다면? 꼭 필요한 치료들
심방세동이 있다고 해서 당장 큰 이상이 생기는 건 아니다.
하지만 치료 없이 방치하면 언제 혈전이 생겨 어디로 튈지 모른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치료는 바로 항응고제 복용이다.
혈전을 막아주는 약인데, 크게 두 종류가 있다.
- 와파린(Warfarin)
오래된 약이지만, 식단이나 약물 상호작용이 많고 정기적인 혈액검사가 필요하다. - NOAC(신형 항응고제)
최근 더 많이 쓰이는 약으로, 대표적으로 엘리퀴스(아픽사반), 자렐토(리바록사반) 등이 있다.
복용이 편하고, 정기적인 검사도 필요 없다.
복용을 하면 출혈 위험이 있고, 출혈 후 응고되지 않는다는 위험이 있지만, 뇌졸중을 막는 효과는 입증돼 있다.
특히 CHA₂DS₂-VASc 점수(뇌졸중 위험도 계산법)가 높은 경우라면 반드시 복용이 필요하다.
● 증상이 계속되면, 시술도 고려할 수 있다
약으로 조절이 잘 안 되거나, 증상이 계속되면 시술적 치료도 가능하다.
가장 흔한 방식이 심방세동 전극도자 절제술(Ablation, 어블레이션)이다.
쉽게 말해, 심장 안에서 부정맥을 일으키는 전기 신호의 통로를 찾아서 소작(지져서 없애는) 방법이다.
국소마취로 사타구니를 통해 시술이 가능하고, 성공률도 꽤 높은 편이다.
한 번에 완치되는 경우도 있지만, 때에 따라 2~3회 반복 시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초기에 발견된 경우, 한번에 완치되는 확률이 높다.
● 심방세동, 생활 속에서 이렇게 관리하자
심방세동은 한 번 생기면 완전히 없애기 힘든 경우도 많다.
그래서 생활습관 관리가 아주 중요하다.
- 과음, 흡연은 금물: 특히 음주는 심방세동의 주요 유발 원인 중 하나다.
- 카페인 과다 섭취 주의: 커피, 에너지 음료 과다 복용은 심장 리듬에 영향을 준다.
-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조절: 자율신경계가 흔들리면 심장도 따라 흔들린다.
- 고혈압·당뇨·심부전 관리: 기존 심장 질환이 있으면 악화되기 쉽다.
정기적인 심전도 검사나 홀터 모니터링도 증상이 애매한 사람에겐 큰 도움이 된다.
마무리하며
심방세동은 한두 번 두근거렸다고 바로 의심할 필요는 없지만,
증상이 반복되고 숨이 차거나 피로가 심하다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뇌졸중은 한 번 오면 삶이 송두리째 바뀔 수 있다.
심방세동을 빨리 발견하고, 정확히 관리하는 것이 그 어떤 치료보다 중요하다.
가슴이 벌렁거리고 불안한 리듬이 느껴진다면, 그건 단순한 스트레스가 아닐 수도 있다.
당신의 심장이 보내는 신호, 무심코 넘기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