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약하다고 하네요.”
“심부전이라는 진단을 받았어요.”
병원에서 이런 말을 들으면 누구나 당황하게 된다.
심장병이라니, 뭔가 큰 병일 것 같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걱정이 밀려온다.
그런데 ‘심부전’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단순히 심장이 나쁘다는 걸 넘어서서, 이 병은 심장이 제 역할을 못하는 상태를 뜻한다.
개인적으로는 장모님이 심부전을 겪고 계셔서 관심이 많이 가는 정보이다.
심부전이 오래되면 신부전(신장이 약한 증상)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초기에 관심을 가지고 관리해야 한다.
● 심부전, 심장이 아예 멈추는 건 아니다
많은 사람이 ‘심부전’을 심장마비로 오해한다.
하지만 이 둘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심부전은 심장이 완전히 멈추는 병이 아니라, 점점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쉽게 말해, 심장이 펌프질을 제대로 못 해서 온몸에 필요한 혈액을 충분히 보내주지 못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줄고, 몸 곳곳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 수축기 심부전 vs 이완기 심부전
심부전에도 종류가 있다.
대표적으로는 수축기 심부전과 이완기 심부전으로 나뉜다.
- 수축기 심부전은 심장이 ‘수축’을 제대로 못해서 피를 강하게 뿜어내지 못하는 경우다.
이건 마치 고장 난 펌프처럼 심장의 힘 자체가 약해진 상태다. - 이완기 심부전은 심장이 ‘이완’을 잘 못해서 피를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다.
쉽게 말해, 심장이 딱딱하게 굳어서 유연하게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두 경우 모두 결과는 비슷하다.
몸이 필요로 하는 혈액을 충분히 받지 못하니, 숨이 차고, 쉽게 피로하고, 붓고, 지치고... 일상이 힘들어진다.
● 주요 증상은 이렇다
심부전은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진행된다.
초기에는 피곤한 정도로만 느껴지다가, 점점 이런 증상들이 나타난다.
- 호흡곤란: 특히 누웠을 때 숨이 차서 자다가 깨는 경우도 있다.
- 다리와 발의 부종: 발목이나 종아리가 붓고, 신발이 잘 안 맞는다.
- 운동 시 피로감: 계단 몇 칸만 올라가도 가슴이 답답하고 힘이 든다.
- 소화불량, 식욕 저하: 위장에도 혈류가 부족해지고, 복수가 차는 경우도 있다.
- 밤에 자주 소변: 몸에 고인 수분이 누우면 순환되면서 방광으로 몰린다.
이 증상들이 단독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서서히 복합적으로 생기기도 한다.
● 왜 심장이 이렇게 지치는 걸까?
심부전의 원인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원인은 다음과 같다.
- 고혈압: 오랜 시간 높은 압력이 심장에 부담을 준다.
- 관상동맥질환: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생긴다.
- 심근경색 후유증: 심장 근육 일부가 손상되면 심장 전체 기능이 떨어진다.
- 심장판막질환: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으면 혈액이 새고, 심장이 과로하게 된다.
- 부정맥: 비정상적인 리듬으로 인해 심장이 비효율적으로 작동한다.
이 외에도 당뇨병, 갑상선 질환, 알코올 중독, 선천성 심장병도 심부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 치료는 평생 함께 가야 한다
심부전은 완치되는 병이라기보다는 지속적으로 조절해야 하는 만성질환에 가깝다.
그래서 치료 목표는 증상 완화, 삶의 질 향상, 그리고 악화 방지다.
1. 약물 치료
- 이뇨제: 몸에 고인 수분을 빼준다. (붓기, 숨참 개선)
- ACE 억제제, ARB, 베타차단제: 심장의 부담을 줄이고 기능을 개선한다.
- 이 외에 심박수 조절제, 심장 수축력 증가제 등 상황에 따라 추가된다.
2. 생활습관 관리
- 염분 제한: 하루 2g 이하로. 짠 음식은 부종과 혈압 상승을 유발한다.
- 체중 관리: 갑자기 늘어난 체중은 몸에 수분이 쌓였다는 신호일 수 있다.
- 금연, 절주: 혈관과 심장을 더 지치게 만들 수 있으니 꼭 피해야 한다.
- 적절한 운동: 과한 운동은 금물. 걷기처럼 부담 없는 유산소 운동이 좋다.
● 심장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자
심부전은 ‘심장이 망가진 병’이 아니다.
심장이 도와달라고 보내는 신호에 가깝다.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관리하면 평범한 일상도 충분히 가능하다.
문제는 이 병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피곤함이나 숨참을 노화나 체력 저하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이상하다고 느껴진다면, 꼭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마무리
당신의 심장은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는 소중한 기관이다.
그 심장이 지쳤다고 말할 때, 무심코 지나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