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O출판기념회‘ 상식적으로나 국어 문법적으로 OOO에는 책 이름이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런데 현실(특히 정치권)에서는 **'사람 이름'**이 들어 있는 경우가 압도적입니다. 특히 요새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정치인이나 지자체장 이름이 들어 있는 현수막이 굉장히 많습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오늘 이 불편한 진실을 알아봅니다.

선거가 다가오면, 우리 동네 정치인부터 거물급 인사들까지 너도나도 자서전이나 정책집을 출간하며 '출판기념회'를 엽니다.
정치인의 문학 행사? 왠지 모르게 따뜻하고 지성적인 이미지인데요. 하지만 이 출판기념회 뒤에는 우리가 몰랐던 **'숨겨진 정치 자금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1. '출판 기념회'는 왜 정치인의 필수 코스가 되었을까?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바로 '합법적 정치 자금 모금 창구'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 후원금 한도 우회: 현행법상 정치인이 공식적으로 받을 수 있는 정치 후원금에는 연간 한도(1인당 최대 500만원, 총액 1.5억~3억 원)가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출판기념회에서 책을 판매하고 받은 돈은 '출판 수익'으로 간주되어 이 후원금 한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 무제한 모금 가능: 책 한 권 정가가 2만원이라도, 지지자나 기업 관계자가 수십, 수백만 원을 내고 여러 권의 책을 구매해도 아무도 제재할 수 없습니다. 이는 '책값'이기 때문이죠. 누가 얼마를 냈는지 외부에 공개할 의무도 없어 투명성 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결국 출판기념회는 선거를 앞둔 정치인에게 **'한도 없는 합법적인 비자금'**을 마련해주는 통로가 되는 셈입니다.
2. 자서전, 과연 정치인 본인이 직접 썼을까?
바쁜 정치인이 두꺼운 자서전이나 정책집을 직접 집필할 시간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대필 작가(Ghost Writer)'**의 도움을 받습니다.
• 전문 작가 고용: 대필 작가나 보좌진이 정치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내용을 구성하고, 대필 비용은 작가의 경력과 책의 분량에 따라 수천만원에 달하기도 합니다.
• '홍보물'로서의 가치: 이렇게 만들어진 책은 문학 작품이라기보다 **'선거용 홍보물'**에 가깝습니다. 불우했던 과거, 역경 극복 스토리, 정치적 신념 등을 극적으로 담아 유권자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이 주 목적입니다.
정치인들이 직접 쓴 것처럼 보이는 책들도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손길을 거쳐 탄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출판기념회는 '세(勢) 과시'의 장!
출판기념회는 단순히 자금을 모으는 것을 넘어, 해당 정치인의 '정치적 위상'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쇼케이스 역할도 합니다.
• 흥행 성공은 곧 힘: 출판기념회에 얼마나 많은 인파가 몰렸는지, 어떤 거물급 인사들이 참석해 축사를 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축하 화환이 줄을 이었는지가 그 정치인의 '정치적 영향력'을 보여주는 지표가 됩니다.
• 공천 경쟁: 이는 당내 공천 경쟁자들에게 "나 이만큼 지지 세력이 탄탄하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수단이 됩니다.
[마무리] 투명성 논란 속에서도 계속되는 이유
이처럼 정치인 출판기념회는 '정치 자금의 투명성'과 '정치 문화의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출판기념회 금지법' 등 관련 법안이 발의되기도 하지만,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실제 통과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우리가 이런 출판기념회의 이면을 알고 있어야, 선거를 앞두고 쏟아지는 정치인의 메시지를 더욱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