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예로부터 ‘기록의 스포츠’로 불려왔다. 그러나 단순히 타율, 홈런, 방어율로는 선수의 전체적인 기여도를 완전히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등장한 지표가 바로 **WAR(Wins Above Replacement)**이다. WAR는 **“대체 가능한 평균 선수보다 몇 승을 더 팀에 기여했는가”**를 나타내는 첨단 지표로, 선수의 공격, 수비, 주루, 투구 등 모든 요소를 통합해서 평가한다.
야구중계를 보고 있으면 같은 팀 선수끼리 WAR을 비교하거나 포지션 별로 타 팀 선수들과 WAR을 비교하는 등의 해설을 듣게 되는데, 오늘은 그게 어떤 의미인지 대략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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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의 정의
**WAR(Wins Above Replacement)**는 특정 선수가 리그 평균 수준의 대체 선수(replacement player)에 비해 팀의 승리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수치화한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선수의 WAR가 5.0이라면, 그 선수가 없고 대체 선수가 출전했다면 그 팀은 5승을 더 적게 했을 거란 의미다.
- 타자, 야수, 투수 모두 별도로 WAR가 계산된다.
- WAR는 리그, 구장, 포지션, 시즌 환경을 모두 고려한 보정 지표다.
WAR 계산 방식 (간략 버전)
WAR는 계산 방식이 복잡하지만, 핵심 구조는 다음과 같다.
타자 WAR =
(타격 기여도 + 주루 기여도 + 수비 기여도)
– 대체 선수 수준 성적 + 리그/구장 보정
- 타격 기여도는 wRAA, wRC+ 등 세이버메트릭스 기반
- 수비 기여도는 UZR, DRS 등의 수비지표
- 주루 기여도는 stolen base와 base running 점수
투수 WAR =
(FIP 또는 ERA를 기반으로 투수의 순수 성과 평가)
- 이닝 수와 리그 평균 고려
– 대체 투수 대비 성적
- MLB에서는 Fangraphs 기준 FIP 기반 WAR, Baseball Reference 기준 ERA 기반 WAR로 나뉨
WAR 수치 해석 기준
WAR 수치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해석된다:
WAR 범위 | 숫자 의미 |
0.0 | 대체 선수 수준 (보통 벤치급) |
1.0~1.9 | 후보 선수급, 플래툰 수준 |
2.0~3.9 | 주전 선수급 |
4.0~5.9 | 올스타급 |
6.0~7.9 | MVP 후보급 |
8.0 이상 | 리그 최정상급, 압도적 영향력 |
특히 WAR가 6 이상이면 리그를 대표하는 수준으로 평가받으며, 장기적으로 60 이상의 누적 WAR을 기록하면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후보로도 거론된다.
KBO 리그 역대 WAR 순위 (타자 기준, 2024년 기준)
순위 | 선수 이름 | 누적 WAR (대략) | 비고 |
1 | 박용택 | 78.5 | KBO 최다 안타 보유자, 장기 활약 |
2 | 이승엽 | 69.1 | KBO 홈런왕, 한일 통산 600홈런 |
3 | 최정 | 68.0+ | SSG의 프랜차이즈 스타, 현역 진행 중 |
4 | 김태균 | 66.3 | 출루 머신, 높은 타격 WAR |
5 | 양의지 | 63.9 | 포수임에도 높은 WAR 기록 |
※ 투수 WAR 1위는 선동열로, 통산 50이 넘는 WAR을 기록한 것으로 평가된다. 선동열은 방어율, 이닝, 탈삼진, 세이브 모두에서 압도적이었다.
MLB 역대 WAR 상위권 (타자 기준)
순위 | 선수 이름 | 누적 WAR (bWAR 기준) | 비고 |
1 | 베이브 루스 | 183.1 | 역대 최고 야수, 투수 WAR도 포함 |
2 | 배리 본즈 | 162.8 | 홈런왕, 논란 속에서도 수치로 증명 |
3 | 윌리 메이스 | 156.1 | 5툴 플레이어의 상징 |
4 | 행크 아론 | 143.1 | 통산 홈런·타점 기록자 |
5 | 타이 콥 | 151.5 | 초창기 리그의 전설적 존재 |
투수 WAR 1위는 **사이 영 (165.6)**으로, MLB 역사상 가장 많은 승수와 이닝을 기록한 인물이다.
WAR의 장점과 한계
✅ 장점:
- 타자/수비수/투수를 같은 기준에서 비교할 수 있는 유일한 수치
- 연봉 협상, MVP 선정, 명예의 전당 평가에서 활용 가능
- 팀의 실제 승수와 연결되어 기여도 실감이 높음
❌ 한계:
- 계산 방식이 복잡하고, 팬에게는 직관적이지 않음
- 수비 지표 신뢰도에 따라 편차 발생 가능
- 계산 방식이 통계기관(예: Fangraphs, Baseball Reference)에 따라 다름
마무리하며
WAR는 단순히 ‘얼마나 잘했는가’를 넘어, 팀 승리에 얼만큼 기여했는가를 수치로 보여주는 지표다. 팀 스포츠인 야구에서 이처럼 총체적 영향력을 보여주는 지표는 드물다.
KBO에서도 WAR 기반 해설이 일반화되면서, 팬들도 이제는 타율보다 WAR, 안타보다 기여도를 중시하게 되었다.
WAR는 숫자이지만, 그 안에는 선수의 성실함, 팀워크, 기록 그 이상의 ‘가치’가 담겨 있다.
이제 야구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이 선수 WAR이 몇이지?”를 먼저 떠올려보자. 야구가 훨씬 더 입체적으로 보일 것이다.